페이스북픽셀 국산 대형 버스의 비상 선언, 그랜버드 슈퍼 프리미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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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산 대형 버스의 비상 선언, 그랜버드 슈퍼 프리미엄

2020/06/18

나는 유럽 출장이 많은 편이다. 삼십 년 전 유럽에 처음 갔을 때는 모든 것이 새롭고 부러운 것 천지였다. 하지만 이제는 최소한 공산품에 관한 한 우리나라가 더 좋은 것이 많다. 특히 내가 몸담고 있는 자동차 분야는 수십 년 역사 차이를 극복하고 이제는 기술적 격차가 느껴지지 않을 정도가 됐다. 단숨에 격차를 좁힌 것도 모자라 미래차 분야에서는 시장을 선도하는 리더 자리를 노릴 정도다.

하지만 자동차 분야에서 여전히 유럽을 부러워하게 만드는 것이 있다. 바로 버스다. 작년 유럽의 ‘버스월드 2019’ 행사에 참관해 다양하고 안락한 유럽의 다양한 버스를 보며 마음이 무거웠던 기억이 생생하다. 여건에 따라 친환경 파워트레인까지도 주문제작 할 수 있는 커스터마이징 서비스를 제공하는 브랜드까지 여럿 있을 정도로 유럽의 버스 산업은 이미 미래를 향해 달리고 있었다.

우리나라 상용차 시장은 승용차에 비해 국내 브랜드에게 유리한 면이 있었다. 개인의 만족을 중요시하는 승용차 시장 고객과 달리 상용차 시장은 수익을 위한 사업용 도구이다. 따라서 아쉬운 점이 다소 있더라도 구입 및 유지비용이 적게 들고 AS가 용이한 국산 모델을 구입하는 것이 사업적으로 합당한 선택이었다. 그리고 유럽보다 약간 좁은 차폭을 기준으로 삼는 등 관련 법규가 비관세 장벽의 역할을 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제는 우리나라 상용차들도 잠에서 깨어 움직이기 시작했다. 크게 두 가지 이유가 있다. 첫 번째는 해외 브랜드의 우리나라 시장 진출이다. 대형 트럭의 경우는 이미 유럽 브랜드들이 우수한 상품성과 보강된 서비스 네트워크 등으로 시장 점유율을 제법 높인 상태다. 버스도 국내 시장 진입을 위해 우리나라 차폭 규정을 만족시키는 제품을 특별하게 개발하는 등의 노력으로 우리나라 시장을 노크하고 있다. 아직 본격적이지는 않지만 광역 노선용과 관광용 2층 버스 등 국내 제조사가 대항하기 어려운 분야부터 차근차근 다가오는 중이다.

두 번째는 미래차로의 발전이다. 대표적 기술이 ADAS 기능일 것이다. 승용차에서는 운전의 편리함을 위해 선택하는 편의 사양으로서의 성격이 강하지만, 상용차의 경우는 운전자의 피로를 덜고 사고의 위험을 방지해 사고의 위험을 줄이는 안전 사양으로서의 가치가 더 크다. 게다가 이런 사양은 대형 상용차에 있어 그 자체로도 수익성을 향상시킬 수 있는 구체적 수단이 된다. 물론 수익성보다 더 중요한 것은 대형차량에 더 엄중히 요구되는 안전성일 것이다. 많은 사람이 탑승하는 버스의 사고율을 낮추기 위한 다양한 방법이 모색되고 있는데, 이는 버스에게 있어 매우 중요한 발전이다.


내외부를 새롭게 단장한 그랜버드 슈퍼 프리미엄은 럭셔리 리무진 버스로서의 기본기를 갖춘 그랜버드의 상품성 개선 모델이다. 일단 겉모습부터가 매력적이게 변신했다. 전면으로부터 차체 옆면으로 이어지는 V자 모양의 디자인은 심플하면서도 강인한 디자인으로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완성한다. 차체 좌우에 세로로 자리 잡은 8연장 풀 LED 헤드라이트와 그 아래에 나란히 배치된 LED 안개등은 차체 폭이 최대한 넓게 보이게 하면서 매끈한 앞 얼굴을 유지하는 요소로 작용한다.


실내의 높이를 80mm 높이고 실내 상단의 좌우폭을 120mm 넓힌 실내는 공간감을 극대화한다. 머리 위 공간이 넓은 것을 영어권 시승기에서는 ‘공기가 더 많다’는 말로 표현하는 경우가 많은데 바로 이런 경우를 이야기하는 듯하다.


앞에서 상용차는 운전자의 피로도를 줄이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었다. 그런 설계 사상이 그랜버드 슈퍼 프리미엄에 그대로 적용되었다. 수많은 버튼과 다이얼 계기로 복잡해 보이던 운전석 공간이 놀라울 정도로 깔끔하게 정리됐다. 승용차에서 볼 수 있었던 10.25인치 인포테인먼트 디스플레이가 깔끔한 모습으로 자리 잡아 정보의 가독성이 높아졌고 스위치류는 기능별로 잘 정돈되어 있다. 그리고 피로감을 느끼기 쉬운 운전자에게 충분한 공기를 제공할 수 있도록 대시 보드 윗면을 따라 줄지어 마련된 환기구가 인상적이었다. 운전 편의성을 높이는 칼럼식 자동변속기 레버와 스마트폰 무선 충전 패드 등이 적용된 것도 운전자들을 위한 배려가 엿보이는 부분이다.


하지만 내게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따로 있었다. 유럽 버스에서 보고 부러워하던 것들인데, 첫 번째는 차량 뒷부분에 따로 마련된 비상구다. 그동안의 대형 버스들은 단단한 통유리창을 안전 망치로 깨서 탈출하도록 되어 있었다. 단단한 망치의 기능성이야 의심할 여지가 없겠지만 별도로 비상구가 마련된 것과는 승객에게 주는 안심감에서 큰 차이가 있다. 탈출이 필요한 실제 상황에서의 차이는 더 클 것이다. 두 번째는 사이드 슬라이딩 시트다. 승객들이 타고 내릴 때는 시트를 바깥쪽으로 밀었다가 모두 탑승한 뒤에는 복도 쪽으로 살짝 움직여 옆자리와 충분한 간격을 얻는 장치다. 더 이상 옆사람과 팔꿈치가 닿을까 노심초사할 필요가 없다. 접촉에 민감한 시대인지라 특히 더 반가운 기능이다.

그랜버드 슈퍼 프리미엄은 승용차에서나 볼 수 있었던 ADAS 기능인 ‘드라이브 와이즈’가 적용된다. 운전자가 졸음운전을 할 경우 경보음을 울리는 ‘운전자 주의 경고’, 앞차와의 거리에 따라 능동적으로 속도를 조절하는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 방향지시등 조작 없이 차선을 이탈할 경우 경보음을 발생시켜 운전자에게 주의를 주는 ‘차선이탈경보’ 등 고속버스 운전자에게 특히 유용한 기능들이 제공되는 것이다.


새단장을 통해 산뜻한 외모와 럭셔리한 실내, 그리고 스마트한 기능으로 다시 태어난 그랜버드 슈퍼 프리미엄. 이제는 우리나라도 이런 버스를 가질 때가 됐다. 그리고 이 버스를 발판 삼아 미래를 향해 비상해야 한다.

글. 나윤석(자동차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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