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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기아차는 대형세단도 잘 만든다, THE K9 시승기

2020/05/18

숨은 보석. 많은 사람들이 그 가치를 잘 모르지만 소중한 존재라는 말이다. 좋은 뜻일 수도 있다. 소중하다는 말은 본질적으로 뛰어난 가치를 의미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동시에 정반대로 아쉬운 뜻도 담고 있다. 바로 ‘인정받지 못한’이라는 말 때문이다.

뛰어난 존재인데도 불구하고 인정받지 못하는 데에는 몇 가지 이유가 있을 수 있다. 대중성이 부족한 경우가 한 가지일 것이다.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직설적인 방법으로 표현하는 대신 깊게 생각하거나 관찰해야지만 알 수 있는 가치를 추구하는 것처럼 말이다. 하지만 쉽게 이해하기가 쉽지 않더라도 그 가치가 본질적으로 정말 소중한 것이라면 대중성 때문에 희생할 수는 없다. 마치 THE K9처럼 말이다.


THE K9의 가치를 가장 진하게 느낄 수 있는 것은 자동차의 본질인 대단히 수준 높은 주행 감각이다. 전장이 5,120mm, 5m를 넘는 길이에 차체의 무게는 2t을 넘나드는 THE K9. 틀림없는 대형 리무진이다. 대형차에 걸맞은 묵직함은 극도의 정숙함과 함께 THE K9의 뒷좌석이 고급 리무진으로 전혀 손색이 없는 훌륭한 승차감을 완성한다.

하지만 이것은 THE K9의 주행 감각의 절반에 불과하다. THE K9이 정말로 특별한 대형 리무진인 이유는 운전석시트에 있기 때문이다. 대형차로서의 묵직함, 그리고 동시에 뭔가 탄탄한 것이 받쳐주는 느낌. 대형차로서는 운전석에 앉는 것을 즐기게 만드는 특별함이 THE K9에는 있다. 그래서 대형차로서는 드물게 운전하는 것이 즐겁다.


주로 혼자 시승하는 경우가 많은 내 경우에는 대형 고급 리무진을 시승할 때는 뒷좌석을 만끽할 기회가 많지 않다는 것이 아쉬울 때도 많지만 THE K9에서는 그 아쉬움이 덜하다. 운전석에서 만나는 THE K9은 묵직함이 노면과의 밀접한 접지 감각으로 변신하고 스티어링 휠에 민첩하게 반응하는 것이 무게와 크기를 잊게 할 정도다.

달리는 것이 즐겁다. 승차감과 조종 성능이 좋다는 평범한 표현으로는 부족하다. 그보다는 매끄러운 감촉과 단단한 연결감이 공존하는 수준 높은 감각의 완성도는 대형 세단에서는 흔하지 않은 경험이다. 유럽의 대형 프리미엄 가운데 롱 휠베이스 모델이 아닌 노멀 휠베이스 모델 몇몇에서만 느꼈던 감각이다.

질문이 떠오른다. 왜 기아는 THE K9에게 이런 성격을 준 것일까? 많은 사람들이 이해하기 쉬운 고급스러운 승차감과 안락함에 집중하지 않은 이유는 무엇일까? 알아주는 이가 많지 않은 숨은 보석의 길로 접어들 것을 모르지는 않았을 텐데.


곰곰히 생각해보니 플랫폼에서 답을 찾을 수 있었다. 가장 최신의 플랫폼은 아니지만 기존의 플랫폼을 최대한으로 다듬어 깊은 차체 숙성도와 튜닝의 정교함을 보여준다. 그래서 뒷좌석은 물론 운전석에서도 훌륭한 대형 리무진 THE K9이 완성될 수 있었다. 이런 특성은 브랜드 이미지를 반영하는 것이기도 하다. 역동성을 중시하는 기아차라는 브랜드의 이미지를 기함인 THE K9를 통해 담아낸 것이다. 여느 다른 브랜드의 경쟁모델과는 다른 브랜드의 색깔이다. 따라서 존재감은 흐려지지 않고 더욱 또렷해진다.


이처럼 훌륭하고 브랜드 이미지에도 충실한 THE K9이지만 숨은 보석처럼 널리 사랑받지 못했다. 2018년에 출시된 현행 2세대 THE K9은 매해 1만 대를 넘기며 1세대의 거의 열 배에 가까운 판매량을 기록하고는 있지만 아쉬운 마음이 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차를 좀 안다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THE K9은 참 좋은 차’라는 평가를 많이 받는다. 그렇다면 좋다면서도 많이 팔리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아마도 THE K9을 실제로 접해보지도 않고 구매 후보에 올리지도 않는 경우가 많기 때문일 것이다. 즉 THE K9을 쇼핑 리스트의 상위권, 즉 퍼스트 인 마인드(first in mind)에 놓는 잠재 고객들이 많지 않다는 뜻이다.

그래서 이번 2021년식 THE K9의 변경은 적절하다. 고르기 쉽게, 그리고 유행에 걸맞게 업데이트가 되었기 때문이다. 라인업을 간결하게 정리한 것과 인기가 높은 아이템들을 모아놓은 패키지이자 트림인 베스트 셀렉션의 신설은 보다 수월한 선택을 돕기 위한 것이다. 그리고 새로운 음성 인식 기능과 확대 적용된 앰비언트 라이트 등은 최신형 모델들에 버금가는 신선도를 제공하기 위한 노력이다. 그리고 이 모든 노력은 THE K9이 지금까지 보다는 더 이해하고 선택하기 쉬운 대중성을 강화하는, 즉 더 이상 숨은 보석으로 남지 않기 위한 진전이다.

글. 나윤석 (자동차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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