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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토스는 네발 자전거를 닮았다

2020/03/20

컴팩트 SUV 시장이 말 그대로 뜨거워지고 있다. SUV로 기울어가고 있는 신차 판매 추세와 더불어, 소형이면서도 세단보다 훨씬 여유로운 공간을 제공할 수 있는 SUV 형태가 주는 장점이 더해지며 소형 세단 또는 해치백 시장마저 잠식하는 분위기다. 제조사 입장에서도 세단보다 나은 수익 구조를 만들어주니 적극적 신차 투입을 마다할 이유가 없다. 사회 초년생의 첫 차 역할에도 적합하고 합리적 유지비가 중요한 은퇴 이후 고령 고객층을 흡수하기에도 좋다. 지난 해 데뷔한 셀토스는 세그먼트 포식자란 별명이 붙었다. 소형 SUV임에도 차체를 키우고 사양을 강화해 상급 차종의 고객층까지 눈을 돌리게 만들었고 경쟁 모델들의 판매량에도 직격타를 날렸기 때문이다.

올해 1분기, 반격이 시작됐다. 셀토스를 겨냥해 국내 2개 제조사의 경쟁모델이 서둘러 국내 출시를 알렸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존재하지 않던 세그먼트가 이제 쟁쟁한 실력자들이 모인 각축장이 된 셈이다. 강력한 상품성을 갖춘 차량이 늘어나면 결국 선택권이 넓어진 소비자에게 혜택이 돌아간다. 물론 완벽한 자동차란 존재하지 않는다. 본인과 잘 어울리는 장점을 지닌 모델을 가려내는 안목이 필요하다. 소형 SUV를 찾는 이들 중 셀토스는 누구에게 잘 어울릴까? 이 차를 골라야 할 이유를 찾아봤다.


셀토스는 취향에 따라 활기찬 가솔린 엔진과 효율성이 뛰어난 디젤 엔진을 고를 수 있다. 컴팩트 SUV에서 디젤 엔진이 점점 자취를 감추고 있다. 디젤에 대한 대중의 인식이 급변하면서 가솔린 수요가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허나 연료를 적게 태우는 엔진이 결국 환경 영향이 적은 엔진이라는 나의 생각에는 아직 큰 변화가 없다. 질산화물과 이산화탄소 모두 다른 방식으로 환경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16인치 기준 셀토스의 고속도로 공인 연비는 무려 리터당 18.7km에 달한다. 당신이 주말이면 짐을 가득 싣고 산과 바다로 떠나는 활동적 성향이거나 연간 주행거리가 많은 패턴이라면 1.6L 디젤 엔진은 매력적인 선택이다. 실린더당 체적이 작은 디젤 엔진은 생각보다 요란하지 않고, 공기 저항을 많이 받는 SUV 차체를 넉넉하게 밀어주는 디젤 엔진과의 궁합도 좋다. 가솔린 엔진과의 구입가격 격차를 단순히 유류비 절약으로 만회하려는 계산에는 작은 오류가 있다. 비싸게 산 차는 나중에 비싸게 되팔 수 있기 때문이다. 1.6L 디젤의 장점 중에는 여유로운 주행 감각과 한 번의 주유로 멀리 움직일 수 있는 편리함도 잊어선 안 된다.


그렇다고 휘발유 1.6L 터보 엔진의 연비가 부담스러운 수준도 아니다. 과천에서 출발해 사당역을 지나, 동작을 거쳐 홍대입구로 이어지는 도심 시승 구간 31km에서 트립 연비를 측정해보니 평균 연비 16.2km/L를 기록했다. 개인 측정 수치이니 절대적 기준 값은 될 수 없지만, 성인 2명이 승차하고 약간의 정체와 신호등이 있는 도심 구간을 통과한 점을 감안하면 꽤나 준수한 수치다. 홍대입구에서 떠나 강변북로와 분당-수서간 고속화도로를 이용해 판교로 이동한 시승 경로에서는 평균 측정치 19.5km/L를 기록했다. 신호등이 없는 자동차 전용도로의 경제 운전 기준 수치다. 연비를 위해 배기량을 1.3L급으로 끌어내린 다른 경쟁군과 비교해 체감 연비 차이는 크지 않은 셈. 하지만 셀토스 휘발유 터보의 가장 큰 장점은 경쾌하게 속도를 올릴 수 있는 힘이다. 177마력은 1.3톤대의 차체를 끌기에 충분한 수치로 동급 SUV 최고 수준이면서 어지간한 준중형 세단보다 스트레스 없는 주행 실력을 끌어낼 수 있다. DCT의 최고 기어인 7단 역시 가속 성능을 대비한 설정이다. 소형 SUV에서 달리기 성능을 양보할 수 없다면 강력한 심장을 선택하면 된다.


수치 이상으로 넓게 느껴지는 인테리어 구성도 잘 알려지지 않은 포인트다. 좌우 시트 사이의 거리도 넉넉하고 2열의 답답함도 가장 적다. 앰비언트 라이트를 넘어 음악의 비트와 함께 춤을 추는 사운드 무드 램프 기능은 야간 드라이브를 자주 부추길 것만 같다. 동급에서 가장 넓은 235mm의 광폭 타이어가 주는 주행 안정감과 당당한 외관도 스포티한 오너들의 체크 리스트에 올려야 할 항목.

하지만 셀토스가 가장 매력적이라고 느낀 부분은 바로 배려였다. 문득 자전거 타는 법을 처음 배울 때가 떠올랐다. 작은 보조 바퀴 둘을 달고서 비틀거리다가도 넘어지지 않게 보호해주던 네발자전거를 기억하는가? 셀토스는 소형 체급이라고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첨단 능동 안전 장비를 탑재할 수 있는 선택권을 가졌다. 차선 이탈만을 방지하는 게 아니라 차로 중앙을 적극 유지하는 HDA는 지능형 레이더 센서와 연동해 자연스럽게 도로 흐름을 탈 수 있다. 좌우 사각 지대에 있는 상대 차량을 전방 헤드업 디스플레이에 띄워주는 세심함, 신호 대기시 앞 차가 출발했음을 알려주는 알림까지 이 세그먼트에서 과분하다 싶을 정도로 보호 받는 기분이 든다. 터널에 진입하기 전 스스로 외기 유입을 차단하는 모습은 감동에 가까웠다.


운전석에 앉는 감각도 뚜렷한 비교가 된다. 최신 경쟁 모델이 스포티하게 힙포인트를 낮춘데 반해, 셀토스는 망루에서 내려다보는 것처럼 지휘관 스타일로 높게 앉아 시야가 시원스럽다. 다시 말해 운전하기 쉽고, 운전이 아직 미숙하거나 신체적 반응이 느린 오너들에게도 훌륭한 안전망을 제공한다는 뜻이다. 서두에서 언급한대로 컴팩트 SUV가 끌어안아야 할 소비층(운전을 시작하는 젊은이나 운전이 조금씩 어려워지는 노년층)을 감안하면 설득력이 강한 설정이다.


균형 잡기에 익숙해지고 실력이 늘어나서 더 크고 비싼 자전거로 옮겨 탈 즈음 보조 바퀴는 꼭 필요한 존재가 아니듯, 어쩌면 이런 배려는 중/대형차보다 소형차에서 적극 반영되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생각이다. 어릴 적 난 겁이 많았다. 하지만 네발자전거 덕분에 조금씩 달리는 즐거움을 알게 되었다. 셀토스는 그 네발자전거를 닮았다.


. 강병휘. (레이서 겸 자동차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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