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픽셀 아내가 마다하지 않는 첫 번째 중형 세단, 더 뉴 K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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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가 마다하지 않는 첫 번째 중형 세단, 더 뉴 K5

2018/03/05

"시승차 엔진이 뭡니까?"
"2.0리터 입니다."
"아, 가솔린 자연흡기 엔진이군요. 이젠 2.0 터보도 없으니 물어 볼 것도 없네요."

그랬다. 더 뉴 K5 시승차의 열쇠를 받아 들면서 나는 큰 기대를 하지 않았다. 게다가 시승차는 그 중에서도 판매량이 많은 – 즉 가장 무난한 – 모델이었다. 2.0 터보 GT를 없애고 상품성을 강화하는 쪽을 선택하는 등 역시 페이스리프트 모델답구나 싶었다.

일단 시동을 걸었다. 더 뉴 K5의 성격이 얼마나 달라졌는가를 알고 싶었다. K5는 그래도 한 끗 다른 달리는 맛이 있는 남자다운 중형 세단이었기 때문이다. 더 잘 팔기 위해 상품성을 향상시키는 것은 이해하지만 나는 그래도 '하지만 맛은 좀 남겨 줘'라는 기대를 버리지 않았던 것이다. 그래서 서둘러 차의 맛을 보고 싶었다.



눈을 질끈 감으며 시동을 걸었다. 조용하다. 하지만 소리는 적당히 저음. 스티어링 휠을 좌우로 돌려본다. 응? 느낌이 다르다. 큰 차이는 아니지만 분명 묵직하다. 그리고 적당한 저항감이 느껴진다. 기어를 넣고 가볍게 출발한다. 어? 여기도 좀 다르다. 이전에는 가속 페달을 조금만 밟아도 '마치' 엔진 반응이 빠른 척 엔진이 과하게 반응하는 경향이 있었는데 이제는 페달을 밟는 만큼만 엔진이 힘을 쓰는 일관성이 있는 방향으로 변경되었다. 아직 과장이 남아있기는 하지만 이전보다 상당히 정직해졌다.



출발하자 달라진 주행 감각이 작지만 분명하게 느껴진다. 스티어링 휠의 감각은 분명 묵직해졌다. 하지만 무겁다고 거슬리지는 않을 정도. 손맛이 늘었다. 서스펜션도 마찬가지. 이전보다 미세하게 탄탄해졌다. 이전에도 이미 K5는 같은 플랫폼을 사용하는 쏘나타보다 살짝 단단한 서스펜션을 사용했었는데 이제는 좀 더 느낌이 명료해졌다고 할까. 스프링이 살짝 강해진 느낌이다. 하지만 승차감이 거칠어지지는 않는다. 이유는 시트에서 찾을 수 있었다. 시승차는 인텔리전트 트림인데 퀼팅 시트가 기본 적용된다. 퀼팅 사이의 공간에 들어 있는 패딩이 잔진동을 절묘하게 걸러준다.



나중에 자료를 찾아보니 이런 느낌의 차이에는 몇 가지 이유가 있었다. 첫째, 스티어링 감각. 2.0 가솔린 모델은 여전히 C-MDPS 방식의 전동 파워 스티어링을 사용하지만 느낌을 명료하게 하기 위한 여러 가지 개선이 적용되었다. 바퀴와 스티어링 휠 사이의 직접적 연결고리인 토션 바의 강성을 12% 높여서 직결감을 높였고 불편하지 않을 정도로 스티어링 휠을 무겁게 만들었다. 말은 쉽지만 왜 11%나 13%가 아니고 12%였으며 어느 정도가 불편하지 않을 정도의 조작 무게였는지를 찾는다는 것은 정말 어렵다. 서스펜션도 마찬가지였다. 내 느낌대로 스프링 계수가 달라졌다고 한다. 조금씩 단단해졌다. 게다가 이제는 2.0 CVVL 모델과 1.6T-GDI의 스프링 계수가 다르다고 한다. 1.6 터보 쪽이 2.0 가솔린 모델보다 조금 더 단단하다.



연비가 아주 약간이지만 개선되었다고 했다. 하지만 내게 더 다가오는 것은 내 발목의 명령을 잘 따르고 필요할 때는 고회전으로 회전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 엔진과 변속기의 세팅이었다. 예를 들어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을 이용하는 스스로 가속할 때 필요하다 싶으면 K5 스스로 4000rpm 이상까지 회전하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출력의 양이 늘어난 것은 아니지만 가진 출력을 적극적으로 사용하는 태도의 변화가 내장된 것이다. 물론 조용하게 크루징할 때는 중형 패밀리 세단에 걸맞게 매끄럽고 조용하다.



전에 K5 GT가 사라졌다고 해서 안타깝다는 글을 썼었다. GT라는 서브 브랜드를 이렇게 쉽게 포기하면 기아 브랜드의 색깔은 어떻게 할 것이냐는 내용이었다. 스팅어 GT가 외로워졌고 K3의 1.6T-GDI는 어떻게 출시할 것인지를 묻기도 했었다. 그런데 더 뉴 K5를 시승하고 나니 미안한 마음이 든다. K5 GT라는 대표선수는 어쩔 수 없이 보냈지만 남은 친구들을 조용히, 그러나 확실하게 강하게 훈련하고 있었던 것이다.



상품성 강화는 매우 명료하다. 부족했던 것은 채우고 동급 경쟁자들에게는 없는 것을 갖는다. 그리고 매력적인 가격표를 제공하는 것이다. 대표적 예를 하나 들어보자. 반자율주행 장치가 그렇다. 첫째, 쏘나타와 비교해서 K5가 돈을 주고도 살 수 없던 것이 있었다. 바로 차로 이탈 방지 보조(LKA)였다. 기존의 K5의 드라이브 와이즈 패키지에는 LKA 대신 차로 이탈 경고(LDW)밖에 없었던 것. 하지만 이제는 LKA가 제공되어 아쉬움이 사라졌다. 둘째, 이제는 동급에서는 K5만이 가질 수 있는 것이 생겼다. 바로 고속도로 주행 보조(HDA)다. 드라이브 와이즈와 UVO 3.0 내비게이션을 함께 선택하면 고속도로에서는 가끔 스티어링 휠만 건드려주면 되는 반자율주행 차량으로 변신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가격 경쟁력에서도 더 뉴 K5는 드라이브 와이즈를 잘 활용하고 있다. 최상위 트림인 인텔리전트 트림은 드라이브 와이즈 모두를 기본 제공한다. 그러면서도 2.0 가솔린 모델의 가격은 3천만원이 넘지 않는다. 추가할 것이라고는 UVO 3.0 내비게이션과 크렐 사운드, 서라운드 뷰 모니터 패키지 하나 뿐이다. 통풍 시트나 LED 헤드라이트를 기본 모델부터 선택할 수 있는 등 옵션 선택의 자유도 좋다. 상품성에서 흠잡을 것이 별로 없다.

사실 내가 놀란 것은 이와 같은 양적 풍족함 때문만은 아니다. 장비 하나 하나의 작동 품질이 상당하다는 점이 더 놀랍다. 고속도로 주행 보조 모드에서 조향 보조가 상당히 강력하다. 꽤 구부러진 길에서도 차선을 놓치지 않고 잘 따라간다. 유럽 고급차에서 교차로 안전을 위한 자동 회피 기능에 사용하는 강력한 능동 조향 장치와 큰 차이가 없을 정도다.



LED 헤드라이트는 빛의 색온도가 매우 좋다. 시중의 LED 헤드라이트는 수입 고급차를 포함하여 푸르스름한 경우가 많다. 남에게 보여주기는 좋지만 자기가 보기에는 적합하지 않은 색 온도다. 이에 비하여 더 뉴 K5의 LED 헤드램프는 색 온도도 백색광에 가깝고 LED 방식으로서는 빛의 세기도 상당하며 조명 패턴도 매우 균일하다. 비록 단순한 하이빔 어시스트와 조합하는 것만 가능하고 능동 조사 기능 같은 것은 없지만 기본 품질이 대단히 좋다는 점은 기초에 투자가 많이 이루어졌다는 뜻이라서 반갑다. 노블레스 트림 이상에는 기본 장착되지만 그 아래 트림에서도 반드시 선택하기를 권하는 강추 아이템이다.



물론 더 뉴 K5의 모든 점이 다 마음에 드는 것은 아니다. 솔직히 외관 디자인의 변경은 호불호가 갈릴 것 같다. K7을 닮은 '인탈리오' 라이데이터 그릴은 세로 패턴의 웅장함을 표현하기에는 애당초 너무 높이가 부족하다. 앞뒤 로워 범퍼 영역은 이전보다 너무 번잡해진 것이 아닌가 싶기도 하다. 페이스리프트 모델들에서 쉽게 발견할 수 있는 디테일의 과잉에 해당된다. 하지만 바뀐 휠의 모양은 긍정적이다.

그러나 뭐니뭐니 해도 기아 브랜드의 다이내믹한 감성을 잊지 않고 은근히, 그러나 확실하게 강화한 질적 변화의 방향은 쌍수를 들고 환영한다. 그리고 다소 또렷해진 감성이 성격의 편향으로 오해될 수 있는 부분은 상품성의 향상으로 경쟁력을 높여 걱정을 해소한 방법은 매우 공격적이며 능동적인 방법이라서 반갑다.



아내는 퀼팅 시트의 멋과 말랑말랑한 감촉에 반했다. 그리고 나는 조금 더 단단한 서스펜션과 R-MDPS까지 적용된 1.6T-GDI가 타 보고 싶어졌다. 그리고 여기에도 퀼팅 시트는 있다.

더 뉴 K5는 내게도 적당히 재미가 있으면서 아내가 마다하지 않는 첫 번째 중형 세단이다. 좋다.



자동차 칼럼니스트 나윤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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