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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쓸차식 #16: 기통으로 살펴보는 엔진 이야기

2020/02/14

차량 제원표를 보면 4기통, 6기통 등으로 엔진 형식을 설명하는 것을 볼 수 있죠. 사실 이 숫자들이 무엇 뜻하는지는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이 글을 읽는 독자들이라면 누구나 알고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여기에 ‘왜 기통 수를 나누는 거지?’, ‘엔진 기통 수는 무조건 높은 게 최고 아니야?’하는 질문들을 던진다면 새로운 호기심으로 엔진을 바라보게 될지도 모릅니다.






기통이라는 게 뭔가요?



대부분의 자동차 엔진은 피스톤이 왕복 운동을 하며 만들어내는 힘을 회전 운동으로 바꾸는 방식으로 움직입니다. 피스톤이 왕복하며 힘을 만들어내는 공간을 연소실(실린더)라고 하는데, 이 실린더의 개수를 다른 말로 표현하면 기통이 되는 것이죠. 엔진이 가지는 연소실 수에 따라 4기통, 6기통 등의 이름으로 불리게 됩니다.

현재의 자동차는 모두 4, 6, 8기통 등 다기통 엔진이지만 최초의 자동차는 연소실이 하나, 즉 단기통이었습니다. 최초의 내연기관 자동차인 벤츠 페이턴트 모터바겐 모델은 954cc 배기량의 연소실 하나로 굴러가는 자동차였죠. 1-2개의 연소실을 가진 단기통 혹은 2기통 엔진은 자동차에서는 더 이상 찾아볼 수 없지만 독특한 진동과 토크감 때문에 모터사이클에서는 아직도 흔히 사용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한 가지 더, 털털거리는 작동음이 독특한 매력인 경운기 역시 디젤 단기통이라는 흔치 않은 방식의 엔진을 사용하고 있죠.






왜 기통을 나누는 걸까요?



자동차의 엔진으로 쓰기에 1개의 연소실이 가질 수 있는 배기량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중형차에 흔히 적용되는 2000cc 배기량을 1개의 단기통 엔진으로 만들려면 엄청나게 큰 연소실과 함께 각종 부품도 엄청나게 커지게 되죠. 엔진 효율이 떨어지는 것은 물론 거대한 연소실에서 생겨나는 폭발력도 크기 때문에 엔진의 내구성도 더욱 키워야만 하고 커진 진동과 소음을 자동차가 감당하기 힘든 수준이 되고 맙니다. 그런 엔진을 차에 실을 수는 없기 때문에 배기량을 여러 개의 기통으로 나눠 각 연소실의 부피를 줄이는 것이죠.

일반적으로 기통이 많아질수록 기통 당 배기량은 작아져 엔진의 진동도 줄어들고 더 부드러운 느낌을 전달하게 됩니다. 하지만 기통 수가 많아질수록 부품이 많아지고 무게와 연비, 제조비용도 늘어나게 된다는 단점도 있죠. 따라서 제조사는 효율과 성능, 비용 등 여러 부분을 고려해 각 차종에 알맞은 엔진을 탑재하게 됩니다.

다양한 모델 라인업을 갖춘 기아자동차 역시 각 차종에 어울리는 다양한 기통의 엔진 라인업을 갖추고 있습니다. 소형차부터 대형차까지 각 차종에 탑재된 엔진은 기통 별로 어떤 특징을 갖고 있는지 살펴볼까요?






가장 컴팩트하고 경제적인 3기통



자동차에서 본격적으로 사용되는 가장 적은 기통 수는 3기통부터입니다. 기통이 적은 만큼 저배기량 엔진에 사용되는데, 배기량이 적어 한 번에 적은 연료를 연소시킬 뿐 아니라 실린더 개수가 적어 엔진 무게와 부피도 줄어들어 배출가스를 줄이고 연비를 높이는 등 환경과 효율 측면에서 장점이 큰 엔진이죠. 이런 장점 때문에 세계적으로 많은 소형차들이 3기통 엔진을 얹고 있습니다.


기아자동차는 3기통 1.0L 카파 엔진을 라인업의 막내로 두고 있습니다. 기아자동차에서 가장 적은 기통 수를 가진 엔진이죠. 카파 엔진은 기본적으로 4기통 레이아웃을 바탕으로 하지만 이를 3기통 형식의 엔진으로 변형해 배기량이 1000cc 이하로 제한되는 경차 모닝과 레이에 사용되고 있습니다. 3기통 1.0L 카파 엔진은 76마력과 9.7kg.m의 최대토크를 발휘해 경차 엔진으로 쓰이기에 부족함 없는 성능을 발휘하죠.


기아자동차 소형 SUV 스토닉은 조금 특별한 3기통 엔진을 얹고 있습니다. 3기통 카파 엔진에 직분사 기구와 터보를 장착해 더 강력한 힘을 내는 1.0L T-GDI 엔진이죠. 경차와 같은 1.0L의 배기량으로 준중형차에 탑재되는 1.6L 자연흡기 가솔린 엔진과 비슷한 수준의 120마력과 17.5kg.m의 최대토크를 발휘합니다. 이 엔진의 매력은 경차와 같은 저렴한 자동차세 혜택과 저렴한 유류비로 경제적 이점이 크다는 것과 동시에 이산화탄소 배출량 역시 적어 환경오염 문제에도 기여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최근 엔진 개발의 핵심 트렌드인 다운사이징을 가장 선명하게 증명하는 대표 엔진이라 할 수 있죠.


탑재 차종 : 모닝, 레이, 스토닉






가장 대중적이고 보편적인 4기통



4기통 엔진은 세계적으로 소형차부터 대형차, 그리고 소형 상용차까지 다양한 차종에 걸쳐 탑재되는 엔진입니다. 모터사이클 등에서는 V형 구성을 볼 수도 있고, 일부 제조사에서는 수평대향 방식의 엔진을 제작하기도 하지만 대부분 연소실이 1열로 늘어선 직렬 4기통 방식을 채용하고 있습니다. 2-3기통 엔진 등과 비교하면 연비는 다소 떨어지지만 상대적으로 진동과 소음이 적고 6-8기통 엔진에 비해서는 크기가 작고 연비 효율이 좋아 여러 면에서 가장 균형 잡힌 형태의 엔진이기 때문에 가장 많이 쓰이고 아직까지도 다양한 형태로 개발이 이뤄지고 있는 내연기관입니다.


꾸준한 개발의 결과로 기아자동차 역시 4기통 엔진의 성능과 효율을 높이는 다양한 신기술을 적용한 엔진을 계속해서 선보이고 있습니다. 특히 2018년 출시된 K3에 탑재된 스마트스트림 G1.6 엔진은 엔진의 효율을 한 차원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는 엔진이죠. 듀얼 포트 연료분사 시스템, 고점화 에너지 EGR을 적용해 효율을 높여 경차 수준의 연비인 15.2km/L를 자랑합니다. 도심 주행에 필요한 경쾌한 성능과 경제성을 필요로 하는 준중형차에 어울리는 경제적인 4기통 엔진입니다.


2019년에는 K7 프리미어 출시와 함께 새로운 스마트스트림 G2.5 엔진을 선보였습니다. 직접분사식(GDI : Gasoline Direct Injection)과 다중분사식(MPI : Multi Point Injection)을 조합한 듀얼 분사 시스템과 통합 열관리 시스템을 적용해 연료효율 40%를 달성하는 등 연비와 성능을 획기적으로 높인 엔진이죠. 새로운 기술을 적용한 덕분에 기존 2.4 GDI 엔진과 비교해 마력과 토크를 향상시킴과 동시에 11.9km/L라는 기존 대비 6.3% 개선된 연비까지 달성할 수 있게 됐죠.


그리고 2019년 12월 출시된 K5에 탑재된 스마트스트림 G1.6 T-GDI 엔진은 최근 출시된 4기통 엔진 중 군계일학이라 할 수 있을 정도로 뛰어난 성능과 연비를 자랑합니다. 세계 최초로 밸브가 열려 있는 시간을 엔진 상태에 따라 최적으로 조절하는 기술인 CVVD(Continuously Variable Valve Duration, 가변 밸브 듀레이션)를 적용해 성능을 크게 끌어올렸죠. 이 기술을 통해 성능과 연비를 각각 4%, 5% 이상 향상시켰고 배출가스는 12% 이상 줄이게 됐습니다.


이 외에도 스마트스트림 G1.6 T-GDI 엔진은 저압 배기가스 재순환, 통합 열관리 시스템, 연료 분사 압력 조정, 마찰 저감 엔진 무빙 시스템 등 각종 신기술을 아낌없이 쏟아부어 기존 2.5L 엔진 수준에 근접한 180마력, 27kg.m의 최대토크를 발휘하면서도 13.8km/L(17인치 타이어 기준)의 뛰어난 연비를 보여줍니다.

이 외에도 기아자동차는 스팅어에 쓰이는 2.0L T-GDI, 스팅어, 쏘렌토, 카니발 등에 쓰이는 2.0, 2.2L 디젤 엔진 등 다양한 4기통 엔진을 다양한 차종에 적용해 뛰어난 성능을 입증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성능과 연비를 동시에 이룩하는 일이란 무척 어려운 일이었습니다. 쉬운 예로 스포츠카는 연비가 떨어지고, 도심형 차량은 성능이 떨어지는 성격의 엔진을 가질 수밖에 없었죠. 하지만 기술의 발전으로 이제는 성능과 연비의 밸런스를 높은 수준으로 맞춘 4기통을 중심으로 한 엔진들이 속속들이 등장하고 있습니다.


탑재 차종 : K3, K5, K7, 스팅어, 스토닉, 쏘울 부스터, 니로, 셀토스, 스포티지, 쏘렌토, 카니발






부드러운 엔진 필링과 힘, 6기통



90년대 고급 승용차 뒷부분에 금색으로 도금돼 자랑하듯 붙어있던 V6 레터링을 기억하는 분들 계실까요? 예전부터 지금까지 6기통 엔진은 대형차와 스포츠카 등에 두루 쓰이며 고급차의 상징처럼 여겨지고 있습니다. V6라고 표기된 차들을 흔히 볼 수 있듯 6기통 엔진은 대부분 연소실을 V자로 배치한 V형 엔진이 많습니다. 기통 수에 비해 중형차에도 탑재되기도 할 정도로 작게 만들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죠.


하지만 일반적인 4기통처럼 연소실을 일렬로 배치한 직렬 6기통 엔진도 각 제조사에서 꾸준히 생산, 개발되고 있습니다. V형 엔진과 구별되는 특유의 부드러운 회전 질감이 고급스러운데다 제조사 입장에서 볼 때 V형 엔진보다 부품 수가 적어 제작하기가 상대적으로 더 쉽다는 장점이 있기 때문이죠. 특히 최근 새로이 개발되는 6기통 엔진 중에는 직렬 방식을 채용한 경우를 자주 찾아볼 수 있습니다. 기존 직렬 4기통 엔진에 옆으로 2개의 연소실을 더하면 비교적 간단히 6기통 엔진을 제작할 수 있기 때문이죠. 게다가 4기통 엔진과 일부 부품을 공유할 수 있다는 것도 제작사 입장에서는 큰 장점이 됩니다. 이런 이유로 최근 각 제조사에서는 V형 6기통을 대체하는 직렬 6기통 엔진을 새로 개발하는 흐름을 보이고 있습니다.


기아자동차 최초의 후륜구동 기반 스포츠 세단 스팅어 역시 V6 엔진을 기반으로 뛰어난 성능을 발휘합니다. 스팅어에 탑재된 V6 3.3L 트윈터보 GDI 엔진은 370마력, 52kg.m의 최대토크를 발휘합니다.


특히 이 엔진은 마력과 토크, 연비 등의 성능과 혁신성, 정숙성 등을 평가해 선정되는 세계적인 권위의 워즈오토 '2018 세계 10대 엔진(2018 Wards 10 Best Engines)에 선정되기도 했죠.


탑재 차종 : K7, 스팅어, K9, 카니발






힘과 여유의 상징, 8기통



6기통 엔진은 대중 브랜드에서도 흔히 찾아볼 수 있지만 8기통부터는 본격적인 럭셔리카 혹은 최고급 스포츠카의 전유물로 여겨지는 영역입니다. 대중적으로 흔히 알려진 럭셔리카와 스포츠카는 대부분 8기통 이상의 엔진을 탑재한 경우가 많죠. 많은 자동차 제조사 중 자사의 V8 엔진을 가지지 못한 곳도 제법 있기 때문에 8기통 엔진은 제조사의 역량을 드러내는 증표가 되기도 합니다.


6기통 엔진의 경우 일렬로 배치하는 경우도 있지만 8기통부터는 일렬로 배치하면 엔진의 길이가 너무 길어져 차체에 들어가기 어려워지기 때문에 부피를 줄이기 위해 필연적으로 V형 배치를 하게 됩니다. 크기를 줄이기 위한 고민의 결과로 일부 제조사의 경우 V형 4기통 엔진 2개를 옆으로 붙인 W형 8기통 엔진이나 수평대향 8기통 엔진 등 독특한 구성의 엔진을 선보였던 적도 있죠. 8기통 엔진은 각 실린더가 적정 수준의 힘을 내기 위해서 일반적으로 4000cc 이상의 배기량을 가지고 있는데 배기량에 어울리는 큰 힘을 필요로 하는 대형차와 고성능차에 주로 탑재되고 있습니다.


기아자동차 역시 세계적인 럭셔리카와 당당히 비교할 수 있는 수준의 8기통 엔진인 V8 5.0L GDI 엔진을 K9의 최고급형 모델 퀀텀에 탑재하고 있습니다. 425마력과 53.0kg.m의 최대토크를 발휘하는 V8 타우 엔진은 강력한 힘과 부드러운 회전 질감, 정숙성까지 모두 갖췄다는 평가를 받으며 전문가와 소비자들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탑재 차종 : K9


자동차 엔진의 기통 수에 대한 이야기, 그리고 기통 수 별로 나눠 살펴본 기아자동차의 다양한 엔진들을 함께 살펴봤습니다. 종합해보면 모든 엔진은 다양한 차종에 가장 어울리는 기통 수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죠.

대체로 작은 차체의 앞바퀴굴림 차종에는 3, 4기통 엔진이 적합한 편입니다. 엔진 구성이 단순하고 부품도 적기 때문에 제작 단가가 낮아 경제적인 차에 어울리는 엔진이라 할 수 있죠. 뛰어난 성능을 발휘하면서 실내공간을 확보해야 하는 중, 대형 세단 등의 모델에는 V6 엔진을 얹는 경우가 많습니다. 다기통으로 뛰어난 성능을 내면서 엔진 사이즈를 줄여 엔진룸을 줄이고 실내공간은 넓게 만들 수 있죠. 기함급의 V8 엔진은 큰 배기량을 기반으로 높은 출력을 내면서도 부드럽고 조용한 특성을 지녀 K9 같은 고성능 럭셔리카에 가장 어울리는 조합입니다.




꾸준한 발전을 거치며 3기통부터 8기통까지 세계적 수준의 엔진을 개발해온 기아자동차의 엔진은 현재 다양한 차종에 탑재돼 성능과 가치를 뽐내고 있습니다. 그리고 앞으로 더욱 뛰어난 엔진을 개발해 선보일 예정이죠. 각종 환경 규제와 다운사이징 트렌드는 앞으로의 엔진 개발이 결코 쉽지 않을 것임을 암시하고 있지만 끊임없이 진보하는 기술을 통해 우리는 지금보다 더 나은 엔진을 기아자동차를 통해 만날 수 있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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