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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차장에서는 어떤 일이 일어날까?

2022/06/14

폐차장 하면 무엇이 떠오르시나요? 높은 펜스, 수북이 쌓인 폐자재, 녹슨 철조망과 불쾌한 소음 등 부정적인 이미지를 떠올리는 분들이 많을 것입니다. 특유의 이미지 때문에 미디어에서는 범죄가 일어나는 곳으로 묘사되는 것도 자주 볼 수 있었죠. 하지만 그 안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우리가 몰랐던 다양한 과정이 진행되는 모습에 폐차장을 다시 보게 될 것입니다. 단순히 자동차가 마지막으로 버려지는 곳이 아닌 새롭게 재탄생되는 공간, 폐차장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좀 더 깊숙이 살펴볼까요?


일상을 함께하던 길 위의 동반자, 자동차가 수명을 다하면 대부분의 차는 폐차장을 향하게 됩니다. 폐차장 입구에는 곧 폐차될 차량들이 순서를 기다리고 있는데, 누가 봐도 폐차됨이 마땅해 보이는 차량이 있는 반면, 출시된 지 얼마 되지 않거나 폐차하기에 아까울 정도로 멀쩡해 보이는 차량도 많습니다. 하지만 모두 각자의 사연을 갖고 폐차되어야 하는 운명을 지니고 이곳에서 오게 된 것이죠. 이 수많은 차들이 도착한, 우리가 살펴보게 될 폐차장은 국내 최초의 친환경 폐차장이자 약 95%의 자원을 재활용할 수 있는 곳입니다.


본격적인 폐차 과정을 살펴볼까요? 수명을 다한 자동차는 차량 검수, 폐냉매 회수, 리프팅, 폐액상류 분리수거, 4대 물질 회수, 중고 부품 탈거, 하체 부분 탈거, 차피 압축 등 8개 과정을 거쳐 재생 자원으로 다시 태어납니다. 폐차장은 단순히 매립지에 쓰레기 묻듯 자동차를 처리하는 것이 아닌, 해체를 통해 재활용 자원을 생산하는 재생 부품의 1차 생산 공장에 가까운 곳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일단 차량 무게와 상태 등을 확인해 기본 검수를 마쳤다면 가장 먼저 공조장치에 쓰이는 폐냉매 가스를 회수하며 본격적인 폐차를 시작합니다. 냉매 가스는 시원한 실내를 위해 꼭 필요하지만 오존층 파괴로 지구 온난화에 심각한 영향을 주는 물질이기 때문에 대기 중으로 방출해선 안 됩니다. 냉매 회수기와 보관용기 등을 활용해 적절한 수거 방법으로 처리해야 하죠. 더불어 차량 해체나 압축 시 폭발의 위험성이 있기 때문에 안전한 폐차를 위해 가장 먼저 처리되어야 하는 과정입니다.


다음은 폐액상류 분리수거 과정을 거치게 됩니다. 자동차 내부에는 엔진 오일, 변속기 오일, 스티어링 오일, 브레이크액 등 생각보다 많은 액체가 존재합니다. 다양한 오일과 액체류를 그대로 반출 폐기하면 식수원과 토양을 오염시키기 때문에 제대로 된 처리가 필요합니다. 그냥 버려지는 줄 알았던 폐유 또한 재생 재활용이 가능한 자원입니다. 정제 기술의 발달로 폐유를 재사용 가능하게끔 만들 수 있게 되어 다양한 곳에서 사용되고 있죠.


전기차 보급이 크게 늘어남에 따라 이제는 전기차를 전문적으로 해체하는 팀도 별도로 존재하게 됐습니다. 전기차를 분해하는 과정은 일반 내연기관차와 크게 다르지 않지만 대용량 배터리는 재활용을 위해 조금 더 세심한 분해가 필요합니다. 참고로, 기존에는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의 구매보조금을 지원받은 전기차를 폐차할 경우 배터리를 지방자치단체에 반납해야 했지만, 2021년 1월 1일 이후 등록된 전기차부터는 배터리를 반납할 필요가 없어졌습니다.


차내의 모든 기체와 액체를 분리했다면 유리, 고무, 시트 플라스틱 등 4대 물질을 회수합니다. 이후 각 부품은 검수를 거쳐 폐기하거나 재활용하는 과정을 거치죠.


엔진, 변속기 등과 같은 전문 분해 기술이 필요한 부분도 걱정 없습니다. 이 작업을 15년 이상 맡아온 장인들이 볼트 하나까지 빈틈없이 분리해 재활용하기 때문이죠.


재판매용으로 분류된 부품들은 깨끗하게 세척 후 부품 창고에서 새 주인을 기다리게 됩니다. 소비자는 공식 앱과 웹사이트를 통해 필요한 부품을 검색해 구입할 수 있으며, 일반 판매가보다 훨씬 저렴한 가격에 판매되고 있어 중고 부품을 찾는 이들에게 인기가 높습니다. 하지만 현행법상 조향장치와 제동장치 등 안전 관련 부품은 재사용이 금지되어 있어 구매가 불가능합니다


저렴한 가격으로 자동차 부품을 구입하고 싶은 분들에게 ‘지파츠(https://www.gparts.co.kr)’라는 사이트를 추천해 드립니다. 2013년 국토교통부와 자동차 해체재활용업협회가 중고 부품 활성화를 위한 공동사업 추진 협약을 통해 생긴 곳으로, 전국 500여 개 업체에서 수급되는 다양한 재생 부품을 온라인에서 만나볼 수 있습니다. 저렴하게 중고 부품을 구하고 싶지만 폐차장까지 발품을 팔 여유가 안 되는 분들, 중고차를 복원하는 리스토어가 취미인 분들에게는 보물과도 같은 곳이죠.


모든 부품이 탈거된 자동차는 프레임만 남은 모습으로 폐차의 마지막 단계인 ‘압착’ 과정을 기다리게 됩니다.


압착은 재활용 과정에서 중요한 부분 중 하나입니다. 차체의 압착 과정을 통해 부피를 줄여 면적당 재활용 부품을 보관할 수 있는 양을 늘릴 수 있기 때문이죠. 또한 더 안정적으로 부품을 보관할 수 있게 해주며 자원의 이동을 수월하게 만듭니다. 일상생활에서 분리수거할 때 페트병이나 고철 캔을 밟아 버리는 것과 같은 이유라 할 수 있죠.


폐차장 한쪽에는 쇼룸도 갖춰져 있습니다. 부정적인 이미지가 강했던 폐차장을 긍정적인 이미지로 바꾸는 데 기여할 뿐 아니라 재활용 부품을 자세히 살펴보고 구매까지 할 수 있는 곳이기도 합니다. 일반적인 폐차장에서는 도어, 보닛, 엔진, 미션 등 차량의 큰 부품 단위로 판매가 이루어지지만, 이 곳에서는 고객이 원할 경우 도어에서 유리, 도어 캐치, 도어 트림, 윈도우 스위치, 내장 스피커 등 작은 부품 등을 따로 분리해 더 세부적인 부품 구매도 가능합니다. 전시된 부품들은 폐차에서 탈거한 부품이 맞나 싶을 정도로 상태가 좋으면서도 신품의 절반도 되지 않는 가격에 판매 중이어서 인기가 높습니다.


국내 연간 폐차량은 약 95만 대에 달합니다. 한 대당 700~1,000kg의 철이 회수되고, 그를 통해 연간 85만 톤 정도의 철을 재사용 할 수 있죠. 차량에서 다시 다른 이들에게 판매되는 재활용 부품 등을 포함하면 폐차의 친환경적 가치는 더욱 높아지게 됩니다. 말 그대로 아낌없이 주는 나무처럼 자동차는 늘 윌의 일상을 함께하는 친구였다가 떠나는 그 순간까지 많은 것을 남기고 가는 것이죠. 그리고 이 모든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내는 곳이 바로 폐차장입니다. 자동차가 부서지고 버려지는 쓸쓸하고 음침한 무덤의 이미지로 폐차장을 인식하고 있던 분들이라면 이제 다시 생각해 보세요. 자동차가 모든 사명을 다하고 다시 새로운 형태로 우리 곁에 함께하게 되는 시작점이 바로 폐차장이라는 것을 말입니다.

취재협조. 동강그린모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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