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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칼럼니스트의 EV6 시승기

2021/09/14

주변에 전기차가 부쩍 늘어나고 있다. 다들 미래차 시대가 다가온다고 말을 한다. 하지만 빠르게 다가오는 거대한 변화의 흐름 앞에서 아직 망설이는 이들도 있다. 전혀 창피할 것이 아니다. 모든 사람들이 얼리어답터일 수는 없으니 말이다.

그런 이들에게 새로운 전기차 EV6는 명쾌한 답을 던진다. 주저할 필요가 없다는 뜻이다. EV6의 가장 큰 장점은 이해하기 쉬운 명료함이다. 애써 관점을 바꿔 미래차를 이해하기 위한 노력을 할 필요가 없다. 지금 우리가 타고 있는 자동차의 관점에서 보더라도 EV6는 자신의 성격을 잘 보여주기 때문이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내용물도 기존 자동차와 똑같다는 뜻은 절대 아니다. 새로운 것을 쉽게 이해할 수 있게끔 돕는 배려일 뿐이다.





EV6의 성격을 드러내는 핵심, 휠베이스


스포츠 쿠페 스타일의 외관 디자인을 보면 누구나 역동적인 이미지를 쉽게 떠올리게 될 것이다. 사진으로만 봤을 때는 EV6가 크로스오버 SUV 모델이라는 것을 잊어버리기 쉬울 정도이며, 실제로 봤을 때는 생각보다 크다는 것을 비로소 깨달을 수 있을 정도로 다이내믹함을 강하게 드러내는 디자인이다.


‘왜 2,900mm일까?’ 많은 사람들이 EV6에게서 가장 궁금한 부분일 것이다. 바로 휠베이스 이야기다. 같은 플랫폼을 활용하는 H社의 형제차 모델에서는 3,000mm라는 준대형 SUV급 수준의 긴 휠베이스를 자랑했었는데 EV6에서는 굳이 100mm를 줄인 것이다. 실내 공간에 손해가 있을 것이 분명한데도 말이다. 도대체 왜?

당연한 이야기지만, 거기에는 다 이유가 있었다. 이미 충분히 넓은 실내 공간을 약간 줄이는 것을 통해 EV6의 이미지에 어울리는 훨씬 중요한 것들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차이는 같은 그룹사 내의 두 브랜드 포지셔닝 차이에서부터 출발한다. H社가 자동차 시장의 주류를 이루는 가장 넓은 영역을 커버하는 중심적 성격을 지진 브랜드라면, 기아는 보다 역동적 이미지를 가진 ‘반끗 다른’ 브랜드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기아 역시 주류 시장의 경쟁자이므로 대중성을 버린다는 말은 절대 아니다)

100mm 짧아진 휠베이스는 EV6의 차체 비율을 근사하게 만든다. 휠 베이스가 더 긴 형제모델 I는 실내 공간의 활용을 극대화할 수 있었으나 해치백을 확대한 듯한 차체의 외관에 비해 휠베이스가 대단히 길고 앞뒤 오버행이 상대적으로 짧아 다소 어색한 첫인상을 피할 수 없었다. 새로운 공간의 창조와 활용이라는 새로운 제안을 중시했던 것에 따른 약간의 희생이었다.


이에 비하여 EV6는 약 5cm 더 길고, 5cm 더 낮은 차체에 10cm 더 짧은 휠베이스를 지녔다. 즉, 차체가 훨씬 낮고 길게 느껴지며 오버행도 비로소 우리에게 익숙한, 정확하게는 후륜 구동 쿠페에 가까운 비율을 갖게 된 것이다. 따라서 EV6는 처음 만나는 순간부터 낯설지 않은 안심감과 함께 다이내믹한 이미지로 다가온다.

이 ‘낯설지 않음’을 무난함으로 오해하지 말자. 대중의 지금 기준으로 쉽게 이해할 수 있다는 뜻일 뿐, 평범하다는 뜻은 절대 아니다. 명확한 성격과 이해하기 쉬움이 주는 안심감은 빠른 구매 결정에 커다란 강점으로 작용한다. 첫 공개 이후 EV6에 대한 호의적인 반응도 중요했지만 그보다는 그 반응이 ‘즉각적으로’ 나왔다는 점에 바로 이 점이 크게 기여한 것이다.


실내 디자인에서도 그 명료하고 이해하기 쉬운 성격은 그대로다. 파노라믹 커브드 디스플레이는 미래적이면서도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전한다. 형제 모델과 달리 고정된 센터 콘솔은 아래쪽을 비우고 넓은 공간을 만들어 실용성을 제공하면서도 드라이버를 감싼 듯한 콕핏의 다이내믹한 분위기와 함께 친숙한 조작을 약속한다. 휠베이스가 줄고, 슬라이딩 기능도 빠졌다고는 하지만 뒷좌석은 충분히 넓다. 등받이 각도를 조절할 수 있어 필요한 만큼의 안락함을 만들어낼 수도 있다. 이렇듯 EV6의 실내는 운전자 중심의 다이내믹한 이미지를 넓은 공간에 녹여냄과 동시에 오늘날의 자동차들과 다르지 않은 레이아웃으로 익숙함을 전달한다.





더 강력하고 다이내믹한 주행성능


자, 이제 달리면서 진짜 성격을 알아보자. 긴 휠베이스는 직진 안정성에는 유리하지만 선회 응답성을 둔하게 만든다는 부작용이 있다. 형제모델 I는 부드러운 서스펜션과 긴 휠 베이스로 실제보다 훨씬 크고 넉넉한 차를 타는 느낌이었지만 달리는 맛에서는 순했던 이유다. 다이내믹한 EV6는 10cm 짧아진 휠 베이스와 탄탄한 서스펜션으로 달리는 맛을 더했다. 스티어링 휠을 돌리면 앞머리가 확실히 빠르게 움직인다. 그러나 승차감을 해칠 정도로 단단하고 예민한 것은 절대 아니다. 이미 충분히 긴 휠 베이스와 2톤 가까운 무게를 가졌기 때문이다.


그리고 EV6에서 더 다이내믹한 달리기 성능을 기대하는 이유가 하나 더 있다. 그것은 파워다. EV6 롱 레인지와 GT 라인이 사용하는 배터리는 형제모델 I보다 크다. 배터리 팩 안의 배터리 모듈이 2개 혹은 배터리 셀 24개가 더해져 배터리 팩의 전압이 형제모델 I의 653V보다 높은 697V다. 그러니까 정확하게 말하면 EV6의 배터리 팩이 더 강력한 것이다. 그리고 이것은 정확하게 출력으로 이어진다. 롱 레인지 EV6 후륜 구동은 형제모델 I보다 8kW 혹은 12마력이, 그리고 4륜 구동은 무려 14kW 혹은 20마력이나 최고 출력이 높다.

실제로 밟아 본 EV6 GT 라인의 가속력은 뚜렷한 차이를 체감할 수 있을 정도로 강력했다. 탄탄한 서스펜션이 차체의 움직임을 잘 억제하는 것도 체감 가속력을 더하는 중요한 요소였다. 특히 시속 30km 이하에서의 급가속은 폭력적이라고 해도 될 만큼 강력하다. 시속 80km 이상에서는 가속감이 확실하게 둔해지는데 제원표 상의 최고 속도인 188km를 감안하면 롱 레인지와 GT 라인은 신호등 레이스의 화끈한 맛에 집중하고 절대 고성능은 추후 출시될 GT를 위하여 남겨둔 듯하다. 정확한 역할 분담과 집중이 만족스럽다.


하지만 기아 브랜드의 본격적 미래차 시대를 여는 첫 모델로서 EV6는 충분히 훌륭한 모델이다. EV6는 새롭게 태어난 기아 브랜드의 성격을 잘 반영하면서도 동시에 소비자들에게 어렵지 않은 선택으로 다가가는 친절한 모델이라는 점이 돋보였다.


EV6는 미래차로의 친절하고 명쾌한 초대장이다. 누구라도 이 초대장을 받아든다면 기아의 미래, 전기차의 가까운 미래를 즐거운 기분으로 경험하고 느끼게 될 것이다.

글. 나윤석(자동차 칼럼니스트)

해당 콘텐츠는 작성자의 주관적 견해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해당 콘텐츠는 기아로부터 원고료를 지원받아 제작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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