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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은 완전히 새로운 기아, 완전히 새로운 전기차

2021/06/15

‘1등만 기억하는 세상’이라는 말이 있다. 경쟁이 심화되어 가는 요즘 세상에서 1등이 아니면 의미가 없다는 뜻이다. 이 말은 최고나 최초의 자리를 노리는 것이 이름을 알리기에는 가장 손쉬운 방법이라는 뜻이 된다. 마케팅 측면에서 보자면 1등을 차지하는 것만큼 제품을 알리는 데 효율적인 것은 없다는 뜻이다.

이런 의미에서 EV6는 순수전기차 플랫폼 E-GMP를 기반으로 하는 그룹사 전기차 모델 중 상대적 주목도가 약해 보일지도 모를 모델이다. ‘그룹사 최초의 E-GMP 기반 모델’이라는 타이틀과 ‘그룹사 프리미엄 브랜드의 E-GMP 기반 모델’이라는 타이틀은 모두 타 모델이 가져갔기 때문. 기아 EV6는 최초나 최고 타이틀의 도움을 받을 수 없는 처지인 것이다.

쉽고 또렷한 타이틀을 차지할 수 없다면 마케팅 전략은 좀 더 치밀해져야 한다. 보다 또렷한 개성으로 존재감을 확실히 드러내야 하며, 명료한 메시지로 사람들에게 공감을 일으켜야 한다. 피해야 할 것들도 분명히 있다. 아무리 좋은 메시지라도 이미 1등에게 선점당한 것을 반복해서는 안되며, 강한 인상을 남기려고 지나친 과장을 남발했다가는 오히려 호감도를 떨어뜨리는 역효과를 낼 수 있다는 점이다.

그래서 나는 기아가 어쩌면 조금 불리한 시작점에 놓인 EV6를 어떻게 풀어낼까 매우 궁금했다. 지난 3일 서울 성수동에서의 쇼케이스 행사를 통해 공개된 기아 EV6를 직접 만나본 결과, 대단히 성공적이라고 평가하고 싶다. 그 이야기를 지금부터 풀어보도록 하자.


기아가 EV6를 드러내는 방식은 점진적이었다. 첫 단계는 티저 이미지부터 조금씩 보여주는 디자인 공개였다. EV6 디자인에 대한 소비자들의 반응은 즉각적이었다. 좋고 싫고 여부도 중요하지만 곧바로 반응이 나왔다는 점도 이에 못지않게 중요하다. 그것은 디자인이 전달하는 메시지가 또렷하다는 뜻이다. 메시지가 또렷하면 쉽게 이해할 수 있으므로 소비자들은 좋거나 싫거나 반응을 즉각적으로 보일 수 있다. 이것은 브랜드 이미지에 앞서 인지도를 쌓는 데에 매우 효과적이다. 그리고 디자인의 메시지를 오해할 가능성이 작으므로 소비자들은 오해하거나 혼란을 일으킬 가능성도 작다. 이것은 많은 사람들을 잠재 고객으로 삼는 메인스트림 브랜드에게는 매우 중요하고 효과적인 접근법이다.


EV6는 다이내믹한 디자인으로 즉각적인 반응을 이끌어낼 수 있었다. 기아 브랜드의 새로운 슬로건인 ‘Movement that inspires’와도 잘 어울리는 반 끗 다르지만 보편적 코드에서 너무 동떨어지지는 않은 역동적인 메인스트림 브랜드라는 이미지와도 잘 어울렸다. 그리고 미래적이지만 너무 멀지 않은 이해하기 쉬운 디자인 언어는 취향이 같은 소비자들에게도 잘 받아들여졌다.

그룹 최초의 신세대 순수전기차인 H社의 I 모델은 회사와 브랜드의 헤리티지로부터 시작해 새로운 자동차 제너레이션이 주는 새로운 경험을 소개한다는 의미에서 조금은 무겁거나 낯선 이야기를 장황하게 해야만 했다. 짚고 넘어가야 할 맥락이기는 하지만 모든 소비자가 그 장황한 이야기를 듣고 싶어하는 것은 아닐터. 당연히 I 모델의 배경을 이해하고 제대로 받아들이기를 어려워하는 이들도 생겨났다. 그래서 처음 공개되었을 때 소비자 반응은 다소 시간차를 두고 나오기 시작했으며 좀 더 많은 정보가 공개되고 실제로 차를 본 다음에서야 차의 컨셉을 올바르게 이해하는 경우가 많았다. I 모델은 최초의 타이틀을 가진 대신 그만큼 책임도 큰 것이다.


다시 EV6로 돌아오자. 또렷한 디자인으로 확실한 이미지와 소비자의 이해를 얻어낸 EV6의 그 다음 단계는 미디어와 사전계약 고객을 위한 프리뷰 성격의 쇼케이스를 통한 직접 공개였다.

쇼케이스를 위해 선택한 장소부터가 좋았다. 요즘 힙하다는 성수동의 카페이지만 복잡한 거리에서 충분히 격리된 조용한 공간이었다. 분명 힙한 도심의 카페이지만 정적이 존재하고 심플한 공간 가운데에는 천정을 완전히 열어서 하늘과 직접 닿을 수 있는 곳도 있었다. 도시적이지만 공간감을 즐기면서 자연과 하나가 되는 것, 어쩌면 이것이 도시적이지만 환경과 하나가 되는 친환경 미래차 EV6의 존재 명제와 일맥상통하는 것 같았다.


EV6에 관심이 있는 이들이라면 V2L(Vehicle to Load) 기능에 많은 기대를 하고 있을 것이다. 그러한 관심과 기대를 다 알고 있다는 듯, V2L 기능을 시연 장면을 보여주는 코너도 있었다. 하지만 쇼케이스의 꽃은 디자인에서 시작되는 다이내믹함을 직접 경험하는 것이었고, 그것은 롱레인지 – GT-LINE – GT 모델로 이어지면서 점층적으로 상승되는 역동성을 드러내는 형태로 진행됐다. 쇼케이스의 동선을 따라가다 보면 끝판왕 격인 GT가 하늘과 맞닿은 열린 공간에 혼자 자리잡고 있는 모습을 만나게 되는 것이다.


직접 만나고 만져본 EV6의 디자인은 역동적인 패스트팩 쿠페의 언어를 바탕으로 재해석한 크로스오버 모델이었다. 차를 모르는 보통 사람이라도 역동성을 바로 느낄 수 있을 정도로 더 익숙하고 이해하기 쉽다. 같은 플랫폼을 사용한 I 모델보다 더 길고 낮게 만든 이유를 알 수 있었다. 휠베이스를 100mm 줄인 이유도 ‘느낄’ 수 있었다. 그것은 오버행과 차체의 실루엣이 만드는 역동적 디자인을 위한 것이었으리라. 하긴 2,900mm라는 EV6의 휠베이스도 넓은 실내 공간을 만들어내기에는 이미 충분히 길다.

EV6가 공개한 기아의 새로운 디자인 철학인 ‘오퍼짓 유나이티드(Opposites United, 상반된 개념의 창의적 융합)’는 바라보는 이로 하여금 좀 더 생각하게 만드는 여운을 남긴다. 쉽게 즉각적으로 느낄 수 있었던 첫 만남에서의 이미지가 디자인이 전달하는 메시지의 전부는 아니기 때문이다. 익숙한 듯한 실루엣 속에서 뭔가 새로운 디자인 요소들이 치밀하게 적용돼 만들어내는 왠지 모를 긴장감은 오퍼짓 유나이티드 때문이었을 지도 모른다.


‘자연과 조화되는 대담함(Bold for Nature)’, ‘이유 있는 즐거운 경험(Joy for Reason)’, ‘미래를 향한 혁신적 시도(Power to Progress)’, ‘인간의 삶을 위한 기술(Technology for Life)’, 그리고 ‘평온 속의 긴장감(Tension for Serenity)’ 등 다섯 가지 속성을 바탕으로 한다는 오퍼짓 유나이티드. 첫 번째 속성은 전시 공간과 그 안의 EV6가 보여주었다. 두 번째는 슈퍼카를 이기는 메인스트림 브랜드의 전기차인 EV6 GT가 상징한다. 세 번째 요소는 E-GMP가 만드는 완전히 새로운 자동차의 밑그림일 것이다. 네 번째 요소는 V2L이 선사하는 새로운 자동차 사용법이 단적인 예다. 마지막 요소는 소리 없는 전기차이지만 가슴을 설레게 하는 역동적 실루엣일 것이다.

‘아, 기아의 디자인은 우리가 언뜻 떠올리는 데서 끝나버리는 디자인이 아니구나.’ 기아는 디자인을 기술적 설계부터 미적 조형까지를 모두 아우르는 디자인의 정확한 의미를 EV6를 통해 보여주었다. 지난 몇 해 동안의 기아 디자인이 강렬하면서도 오늘을 위한 실용적 디자인이었다면, EV6부터 시작되는 앞으로의 디자인은 좀 더 멀리 바라보는 미래적이며 포괄적인 의미를 띄는 단계인 것이다.

EV6 쇼케이스는 이름부터 싹 바꾼 자동차 회사 기아의 본격적 새출발을 볼 수 있었고, 더 기대할 수 있게 된 기회였다.

글. 나윤석(자동차 칼럼니스트)


해당 콘텐츠는 작성자의 주관적 견해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해당 콘텐츠는 기아로부터 원고료를 지원받아 제작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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