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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8 하이브리드의 터보 하이브리드 엔진이 매력적인 이유

2021/05/28

새로운 브랜드 로고와 새로운 차명을 달고 나타난 K8은 여러 특징들로 이목을 잡아끌지만 그 중에서도 특히 파워트레인 종류가 흥미롭다. 5m를 넘어설 정도로 커진 차체 덕분에 준대형 세그먼트와 대형 세그먼트의 경계 어딘가에 자리하게 되는데, 이 큰 차체에 3.5L급 V6 엔진이 들어가는 건 당연지사. 엔트리 모델에 2.5L 엔진이 들어가는 것도 그리 생경한 조합은 아니다.

하지만 1.6L라는 배기량은 엔진 라인업에서 꽤나 눈에 띄는 부분이다. 3.5L 엔진과 비교하면 겨우 45%에 불과할 정도로 작은 엔진이기 때문. 하지만 여기에 터보차저가 실용 토크를 27kg•m까지 끌어올려 이것만으로도 2.5L의 구동력을 살짝 상회하는 수준이 된다. 그것도 1,500rpm이란 저회전 영역대에서부터 말이다.


그리고 또 하나의 조력자가 더 있다. 엔진만큼의 구동력(26.9kg•m)을 별도로 발휘하는 전기 모터가 변속기 앞에 자리한 것. 엔진과 모터는 최대 토크를 내는 회전수가 다르기에 시스템 합산 출력으로 표기했을 때 35.9kg•m가 되는데, 이는 가장 강력한 3.5L 가솔린 엔진과 동등한 수준이다. 그러니까 K8 하이브리드는 국내 세단 중 최초로 1.6L + 터보차저 + 전기 모터 구성을 갖춘 최신 기술의 집약체인 것. 전 세계적으로도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에 터보차저까지 접목한 경우는 드물다. 원가가 상승하는 문제도 있지만 제한된 엔진룸 공간에서의 배치 문제와 두 동력원의 통합 제어의 변수도 많아지기 때문이다.


이 훌륭한 조합에 자동변속기가 6단에 그치는 점은 마음에 걸렸지만 일단 전자식 변속 다이얼을D로 옮기면 그에 대한 우려는 빠르게 사라진다. 8단 변속기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더 높은 엔진 회전수를 유지해야 동일한 속력을 낼 수 있다는 점은 변하지 않지만 1.6L에 불과한 배기량 덕분에 회전수가 높아져도 연료 소비량은 그리 높아지지 않는다는 점을 발견한 것. 가령 100km/h를 유지할 때 K8 하이브리드의 엔진 회전수는 2000rpm 수준. 3.5L 엔진이 동일한 2000rpm으로 돌아간다면 제법 많은 연료를 들이키겠지만, 1.6L라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그 결과 전기 모터의 도움 없이 엔진으로 100km/h를 일정하게 유지했을 때 20km/L 정도의 연비를 지속적으로 표시한다.

게다가 K8의 하이브리드 시스템은 이런 조건에서 매우 적극적으로 엔진을 꺼뜨리고 전기 모터만으로 주행하길 좋아한다. 틈날 때마다 배기가스가 전혀 나오지 않는 EV 모드로 전환한다. 이것이 가능한 이유는 넉넉한 출력의 전기 모터와 매끈한 차체 형상 덕분이라 할 수 있다. 동일한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을 쓰는 쏘렌토와 비교해도 더 잦은 EV 모드 진입 빈도를 보인다. 일반적으로 고속도로 흐름을 따라 제한속도 영역에서 주행할 때 소비되는 출력은 최신 공기역학적 디자인의 세단이라면 40마력 내외 정도면 충분한 편인데, K8 하이브리드의 전기모터는 홀로 60마력을 낼 수 있다. 덕분에 100km/h는 물론이고 120km/h에서도 엔진을 잠재우는 모습을 목격할 수 있다.


경부 고속도로 안성 부근에는 과거 비상 활주로로 쓰이던 평탄한 길이 길게 펼쳐지는 구간이 있는데, 이곳에서 트립미터를 리셋하고 측정한 연비는 예상을 뛰어넘는 놀라운 수치였다. 약 10km에 달하는 평지 구간을 6분 동안 100km/h의 평균속도로 달리는 동안 35.5km/L의 연비를 기록한 것. 물론 부드러운 가속페달 조작으로 EV 모드가 적극 개입될 수 있게끔 신경을 쓰긴 했지만, 이 체구에 이 정도 연비는 예상을 뛰어넘는 수준이었다.


호남 고속도로와 천안논산 고속도로, 경부 고속도로로 이어지는 장거리 주행에서는 수많은 언덕과 몇 번의 정체 구간을 통과하며 21.3km/L의 평균 연비를 확인하기도 했다. 틈틈이 크루즈 컨트롤에 의존해 아무것에도 신경 쓰지 않고 달린 결과였다. 이 수치가 평범하다고 느끼는 이들이 있다면 다시 생각해 보시길. 우린 지금 5미터가 넘는 준대형 세단의 연비를 이야기하고 있다는 것을 상기하시길 바란다.

전기 모터가 터보와 함께 밀어주는 가속 성능도 이 차의 덩치를 생각하면 예상한 것보다 훨씬 좋았다. 기어를 한 단 떨어뜨리지 않아도 뒷바람을 맞은 듯 지체 없이 속도계 바늘이 치솟는다. 다만 스포티한 주행을 할 경우 배터리 과열을 막기 위한 뒷좌석 아래 송풍구 팬이 요란하게 돌아가는 소리가 들리니 당황하지 말자.


사실 높게 평가하고 싶은 부분은 연비 수치 그 자체는 아니다. 엔진이 꺼지고 켜질 때, 즉 동력원이 엔진에서 모터로 넘어갈 때와 모터에서 엔진으로 다시 돌아올 때의 동력을 잇는 감각이 정말 부드럽다는 점이야말로 이 차의 진짜 장점으로 평가하고 싶은 부분이다. 다른 하이브리드에서 동력 전환 시 감지되던 소음이나 진동 등이 완전히 사라져 RPM 바늘을 보고 있어도 엔진이 켜지는 순간을 몸으로 느낄 수가 없을 정도.


승차감에도 긍정적 변화가 생겨났다. 가변 댐퍼의 스포츠 모드는 기아 브랜드의 역동적 느낌을 드러내 더 어울리지만, 에코 모드에서의 부드러운 상하 움직임도 이질감이 적어 만족스러운 승차감을 보인다. 푹신하지만 허둥대지 않는 바운스를 보이는 서스펜션 특성은 작은 엔진으로 가벼워진 노즈, 배터리를 통한 새로운 무게 배분과 함께 시너지를 낸다. EV 모드 주행 시 외부 소음 유입을 최소화해 얻어낸 정숙성도 칭찬하고픈 부분. 특히 A 필러 주변 풍절음이나 엔진이 꺼졌을 때 부각되기 쉬운 하부 소음까지 효과적으로 차단해 다른 하이브리드 모델보다 우수한 방음 수준을 보인다.


중소형 모델에서의 하이브리드는 경제성에 중점을 둔다. 반면 준대형 세단에서의 하이브리드는 럭셔리한 주행 감각을 완성하는데 기여하는 가치가 더욱 크다. 훌륭한 연비는 오너의 지갑을 지켜주지만, 이런 차에서는 주유소에 자주 들릴 시간을 아껴 여유를 만든다는 것에 더 큰 가치가 있지 않을까? K8의 하이브리드는 운전자에게 여유와 안심감을 안기는 완성도로 높은 만족을 느낄 수 있었던 모델이었다. 앞으로 더 많은 모델에서 이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을 만나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

글. 강병휘 (레이서, 자동차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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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콘텐츠는 기아로부터 원고료를 지원 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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